부모님을 돌보다 내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 간병 번아웃 이겨내는 법
병이나 노화, 장애로 스스로를 돌보기 어려워진 가족을 챙기는 일은 집에서, 병원에서, 요양시설을 오가며, 때로는 멀리서도 계속된다. 하버드 의대 공개 건강정보(Harvard Health Publishing)는 돌봄이 보람 있는 일인 동시에 몸과 마음,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는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고 느끼거나 지쳐 있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지, 돌봄자로서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니다. 주 돌봄자라 해도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질 필요는 없다 — 자신을 잘 돌볼수록 가족도 더 잘 돌볼 수 있다.
번아웃을 줄이는 방법은 여러 갈래다.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에게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된다고 솔직히 말하고, 함께 해결책을 고민해달라고 부탁하자. 도와주겠다는 제안은 사양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필요한 일들을 목록으로 정리해두면 다른 사람이 각자의 사정과 능력에 맞는 일을 골라 나눠 맡기 쉬워진다. 종교 공동체가 있다면 그곳의 지지를 구하는 것도 방법이고, 병원이나 기관,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돌봄자 모임에 참여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스트레스를 풀고 생각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된다.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친구, 부탁할 때만 조언해주는 친구에게 기대는 것도 좋다.
일상 관리 측면에서는 병원 진료와 장보기 같은 일을 한 번에 몰아서 한 주 단위로 처리하고, 배우자나 가족과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따로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전화는 걸려오는 대로 받지 말고 스크리닝해서 정말 필요한 시간에만 응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반찬을 미리 만들어두거나 사람을 고용하는 등 시간을 아낄 방법을 찾고, 장보기 배달이나 청소 서비스, 주간보호센터 같은 휴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비용은 형제자매나 다른 가족과 나눠 부담할 수 있는지 상의해볼 만하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 하기보다 우선순위를 정해 어떤 부분은 기준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도 내려놓아야 한다. 부족했다고 자책하기보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죄책감에 사로잡히면 정작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기도, 자신을 돌보기도 더 어려워질 뿐이다.
몸을 챙기는 일도 번아웃 관리의 한 축이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이 풍부한 식사를 하고 건강한 간식을 늘 곁에 두며, 하루 4~6잔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요일에 30~60분씩 운동하면 건강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악을 듣거나 목욕을 하거나 요가를 하거나 외식을 하는 등 자신에게 다정한 시간을 가지고, 전화나 이메일, 정기적인 산책이나 가끔의 외출로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상이나 이완 기법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것도 번아웃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기적으로 이렇게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 활력과 에너지를 되찾을 수 있고, 나 자신이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는 사람도, 없어서는 안 될 유일한 사람도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 결국 돌봄자로서 오래, 건강하게 곁을 지키려면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는 것 자체가 가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