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을 못 느낀다면 이미 늦은 것 — 노년기 탈수, 왜 더 위험할까

갈증을 못 느낀다면 이미 늦은 것 — 노년기 탈수, 왜 더 위험할까

나이가 들면서 몸이 변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그 변화 중 하나가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라는 건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소속 노인 전문 임상 간호사 앤 밴더빌트(Anne Vanderbilt)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몸은 예전만큼 물을 갈구하지 않는다. 문제는 몸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여전히 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상당수가 충분히 마시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 탈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65세 이상은 신체 구성 변화 때문에 탈수 위험이 더 크다. 이 연령대는 젊은 성인이나 어린이보다 몸 안에 수분이 적고, 신장 기능 저하도 체내 수분 수준에 영향을 준다. 여기에 나이가 들며 갈증 감각까지 둔해지니, 가뜩이나 부족한 수분이 제때 보충되지 못한다. "갈증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초기 탈수가 진행된 상태"라는 것이 밴더빌트의 설명이다. 물은 관절을 매끄럽게 하고 체온을 조절하며 근육에 혈액을 보내는 등 거의 모든 신체 기능에 필요해, 부족하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탈수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흔한 입원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문제는 탈수 증상이 다른 원인 탓으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밴더빌트는 "탈수 증상은 다른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 혹은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쉽게 오해받는다"고 지적한다. 그만큼 알아채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탈수는 몸과 마음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체내 수분이 줄면 뇌를 포함한 온몸의 혈관이 수축하면서 피로감과 무력감, 어지럼증이나 균형감각 저하, 입마름이나 마른기침, 두통, 땀으로 전해질을 잃으며 생기는 근육 경련, 오한이나 더위를 못 견디는 증상, 얼굴 홍조 등이 나타난다.

탈수 상태에서는 혼란스러워하거나 예민해지고 불안해 보이기도 한다. 특히 치매를 앓고 있는 경우 이런 증상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85세 이상 인구의 약 절반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가족이나 보호자가 평소와 다른 혼란이나 짜증을 그냥 노화나 치매 탓으로만 넘기지 않고 탈수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방치된 탈수가 더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지면 응급실행이나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방의 기본은 결국 더 많이 마시는 것이다. '하루 물 여덟 잔' 규칙은 기억하기 쉬워 널리 퍼진 일반적인 권장 사항일 뿐, 밴더빌트는 "어떤 사람은 그보다 적게 마셔도 괜찮고, 더위 속에서 땀을 많이 흘릴 때처럼 더 많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개인차를 강조한다. 물이 가장 좋지만 레몬이나 딸기를 띄우면 마시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우유나 우유 대체 음료, 과일주스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주스는 당분이 많은 경우가 있어 당뇨가 있다면 특히 주의해야 하고, 걱정된다면 물과 섞어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카페인이 든 차나 커피는 이뇨작용으로 오히려 수분을 더 빼앗으니, 즐기더라도 하루 수분 섭취의 주된 수단으로 삼지 않는 게 좋다.

오이·셀러리·수박(수분 함량 91%)처럼 물이 많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도 방법이고, 얼린 과일 아이스바도 도움이 된다. 평소 좋아하는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손 닿는 곳에 두고 하루 종일 습관처럼 홀짝이는 것도 실천을 쉽게 만드는 방법이다.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하루 종일 나눠 마시는 게 효과적이다. 80~90대 고령자는 물 한 컵(약 240ml)을 한 번에 다 마시기 어려울 수 있다. 배가 부르고 화장실도 자주 가야 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하루 내내 조금씩 홀짝이는 편이 낫다. 심부전 등 특정 질환이 있다면 수분 섭취량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섭취량을 크게 바꾸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탈수를 막는 방법은 사실 물을 더 마시는 것, 그 하나로 요약된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몸이 "목마르다"는 신호를 예전만큼 보내주지 않는 만큼,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챙겨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원본: Cleveland Clin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