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호르몬치료, 정말 위험할까 — 산부인과 교수에게 직접 물었다

갱년기 호르몬치료를 놓고 "유방암 위험이 커진다"는 말과 "삶의 질을 위해 꼭 써야 한다"는 말이 엇갈려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서석교 교수는 의학채널 비온뒤에 출연해 이 혼란을 정면으로 다뤘다.

그는 먼저 개념부터 바로잡는다. 예전에는 "보충 요법"이라 불러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치료"라는 용어를 쓴다는 것이다.

치료라는 거는 이득도 있고 손해도 있는데, 결국은 이득이 손해보다 많을 때 하는 게 치료입니다. 호르몬 치료는 누구나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적응증이 되어야만 받는 게 바로 호르몬 치료가 되겠죠.

치료법은 자궁 유무에 따라 갈린다. 자궁이 있는 사람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만 쓰면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막아주는 프로게스틴을 함께 써야 한다. 자궁이 없는 사람은 이런 위험이 없어 여성호르몬만 사용한다. 가장 큰 적응증은 안면홍조·발한처럼 일상을 방해할 만큼 심한 폐경 증상이다. 두 번째 적응증은 조기폐경이다. 만 40세 이전에 폐경된 경우 반드시 치료를 권하고, 40~45세 사이의 이른 폐경도 만 50세까지는 치료를 권장한다.

1만 명당8명5년 이상 복용 시 유방암 위험 증가폭
1.3배30세 이전·이후 출산 그룹 간 유방암 위험 차이와 비슷한 수준
51분쉬지 않고 이어진 실시간 시청자 질의응답

유방암, 정말 위험한가

가장 널리 알려진 부작용인 유방암 위험을 그는 구체적인 숫자로 설명한다. 자궁이 있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함께 쓰는 경우, 5년 이상 사용하면 유방암 위험이 늘어나는데 그 크기는 1만 명당 8명꼴이다. 자궁이 없어 에스트로겐만 쓰는 경우는 10년까지도 위험이 늘지 않는다.

30세 이전에 첫 애기를 낳은 사람과 30세 이후에 첫 애기를 낳은 사람이 유방암의 리스크가 딱 1.3배입니다. 그러니까 1.3배 하면 굉장히 큰 거 같지만, 사실은 그 정도 위험성이고요.

동시에 그는 유방암만 보고 치료를 피하다가 오히려 심혈관질환이나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방암 위험을 낮추면서 증상을 조절하는 대안 제제도 있다 — 티볼론(리비알 등)은 일반 호르몬치료보다 유방암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1차 처방으로 많이 쓰이고, 듀아비브(바제독시펜 성분)는 이론적으로 유방암 위험을 올리지 않지만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비용 부담이 있다.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물은 것들

이 영상은 51분 내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시청자 질문에 서 교수가 즉석에서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반복적으로 나온 질문들을 실제 화면과 함께 소개한다.

앤젤 — "폐경 5년째, 리비알 4년째 복용 중인데 증상이 크게 개선돼 끊기가 두려워요. 5년 정도 복용하고 끊어보라는데 못 끊을 것 같아요."

리비알은 아직까지 유방암을 증가시키는지 낮추는지 논란이 있는 약재입니다. 일반적인 호르몬보다는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증상이 너무 심하다면 지속적으로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상황이 다릅니다 — 외국은 나이가 들수록 유방암 유병률이 오르는데, 우리나라는 만 55세에 최대 피크를 이루고 그 이후로는 떨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Christine J Lee —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중간에 잠이 깨요. 땀이 나거나 특별히 눈에 나타나는 증상은 없습니다."

호르몬을 썼을 때 도움을 받는 경우는 너무 땀이 많이 나고 너무 더워서 잠이 깨는 경우입니다. 그러한 증상이 없으시면 호르몬에 의해서 도움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리 폐경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라고 해도, 호르몬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지는 않거든요.

앤젤 — "브라카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제 유방암 위험률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까요? 3차병원에서만 하나요?"

위험률이 어느 정도인지는 사실 알 수는 없습니다. 브라카 유전자 검사에서 변형이 없는 경우는 정상인이랑 유방암 리스크가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가족분들 중에 한 명 있는 경우는 리스크가 3배 이상, 두 명이면 10배 이상 높거든요. 유전자 검사는 꼭 3차 병원에서만 하는 건 아니고 어느 병원에서든 할 수 있습니다.

고해씨 — "57세, 자궁적출했고 유방혹이 있어 호르몬치료는 안 하고 있어요. 5개월간 체중이 10% 줄고 땀이 많이 나는데 갱년기 증상 때문일까요?"

유방혹이 생기는 건 세포가 나이가 든 거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다 유방혹이 잘 생기는 것 같고요. 이게 갱년기 증상인지 아닌지는 사실 호르몬 검사로는 알 수 없고, 가장 좋은 방법은 호르몬을 한번 써보는 겁니다. 병원에 오셔서 제가 호르몬을 써보자고 하면 검사도 안 하고 왜 그러냐고 저를 돌팔이 아니냐고 의심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 자체가 하나의 검사이기도 합니다.

앤젤 — "듀아비브 복용 후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어요. 리비알로 바꿨는데, 듀아비브가 두통의 부작용이 있나요?"

호르몬에 따라서 사람이 반응하는 게 굉장히 다릅니다. 사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게 리비알에서 오히려 더 잘 나타난 경우도 있어요 — 몸속에 물을 가둬두는 성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듀아비브에 처방받았는데 두통이 있었다가 리비알로 바꿨는데 두통이 없다면, 약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mhs — "53세, 48세에 폐경됐고 안젤릭 복용한 지 2년, 폐경 5년째인데 계속 먹어도 될까요?"

폐경 후 10년이 지나면 대부분 혈관에 약간의 동맥경화가 생기기 때문에, 그 혈관을 쓰면 오히려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킵니다. 되도록이면 5년 이내에 쓰는 게 좋은데, 7년이 지나서 써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고민되시면 한 달 정도 끊어보시면 됩니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

영상은 15만 회 넘게 조회됐고 댓글도 50개 가까이 달렸다. "강의가 명쾌해서 호르몬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호평이 많았고, 그중에는 직접 겪은 부작용이나 절박한 고민을 그대로 털어놓은 시청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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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머리가 빠지고 온몸이 가렵고 얼굴이 붓는 부작용이 생겨서 깜짝 놀랐는데, 왜 그런지 몰랐어요. 리비알 호르몬제 때문이었다는 걸 이 영상을 보고 알았습니다.

시청자 반응 · 좋아요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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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을 알지만 그래도 복용합니다. 수면의 질이 안 좋으니 전신 면역이 무너지는 기분이고, 관절이 삐걱거려요. 이 상태로 100세까지 사는 게 더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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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준은 '삶의 질'

서 교수는 영상 말미에 "호르몬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지 말라"고 재차 당부한다. 증상이 없다면 굳이 쓸 필요가 없고, 항암치료 등으로 호르몬을 쓸 수 없는 경우에는 세로토닌 관련 약물 같은 대체 수단으로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그가 되풀이해 강조하는 것은 결국 치료 여부를 정하는 기준이 "유방암이 두려운가"가 아니라 "삶의 질이 얼마나 떨어졌는가"라는 점이다.

오늘 영상, 세 줄 요약
  • 호르몬치료는 "보충"이 아니라 "치료" — 증상이 일상을 방해할 만큼 심할 때만 고려한다
  • 유방암 위험은 5년 이상 복용 시 1만 명당 8명꼴로, 막연히 두려워할 수준은 아니다
  • 폐경 후 10년이 지나면 위험이 커지므로, 되도록 5년 이내에 시작해 한 달씩 끊어보며 조절한다

내 증상이 궁금하다면 — 전체 영상을 보거나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비고. 이 글은 의학채널 비온뒤에 게재된 영상을 바탕으로 요약·정리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과 전체 맥락은 원본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 게시물은 사전 고지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원본: 의학채널 비온뒤 (서석교 교수,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