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화장실 가느라 깬다고요? 사실은 순서가 반대입니다

"세 시간 자고 화장실 갔다 와서 한두 시간을 못 자겠어요." 50대 중후반 남성들이 요즘 수면클리닉에 가장 많이 하는 호소라고 한다. 성균관대 의대 신경과 주은연 교수(삼성서울병원 수면클리닉)는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중년 이후 수면 문제의 진짜 원인을 짚었다.

수면 부족이 치매 위험을 3배 키운다

건강한 잠의 조건은 세 가지다. 연령에 맞는 충분한 수면 시간, 우수한 수면 품질, 규칙적인 시간대. 성인 기준 하루 7~9시간이 필요한데, 이건 주중 평균이어야 하고 주말에 몰아 자는 걸로 채울 수 없다. 이 시간에 못 미치면 심장질환, 당뇨, 체중 증가가 먼저 나타나고, 이어서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7시간 잔다고 하는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비교했을 때, 5시간 반 미만으로 잔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의 치매 발병률이 3배, 4배예요. 다만 이게 잘못 알려지면 "저는 5시간 반도 못 자요, 저 치매 걸리나요"라고 두려워서 오시는데, 보통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실제로는 누워 있는 시간이 8~9시간이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본인이 느끼기에 그런 겁니다. 데이터만 보고 겁내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왜 꼭 밤 11시~새벽 1시 사이에 자야 할까

수면은 90~120분짜리 사이클이 하룻밤에 서너 번 반복된다. 그중 몸의 회복과 기억력 정리가 이뤄지는 "깊은 잠(3단계)"은 첫 번째 사이클에서만 나온다. 뒤로 갈수록 얕은 잠과 꿈만 남는다는 것이다.

깊은 잠은 수면의 초반에 나와요. 그래서 11시부터 1시 사이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1시는 너무 늦어요. 그래야 3단계 잠이 나오고 그다음에 꿈잠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 깊은 잠은 첫 번째 사이클에서만 나와요. 뒤로 갈수록 얕은 잠 2단계, 1단계, 렘수면만 나옵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분들은 자고 깨는 시간이 굉장히 불규칙해서 깊은 잠이 잘 안 나와요.

화장실 때문에 깬 게 아니라, 깨서 화장실에 간다

45세 이상 남성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수면 문제는 "유지"의 문제라고 한다. 잠드는 건 어렵지 않은데 자꾸 깬다는 것이다. 원인은 대부분 화장실이 아니라 호흡에 있다.

남자 50 전에는 자다가 화장실 가면 안 돼요. 근데 어느 순간 내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깬다고 생각을 하셔서 그게 한 번 되고 두 번 되고 세 번 되거든요. 가고 싶어서 깨는 게 아니고요, 깨니까 가는 거예요. 환자들은 구분을 잘 못 해요. 실제로는 수면 호흡 장애 때문에 숨이 막혀서 깨는 건데, 깰 때 숨 막혀서 깬 건 못 느끼고 깬 것만 느끼는 거예요.

20~40대에 술과 카페인 노출이 많았고 불규칙하게 살았던 사람일수록 그 부채가 50대에 수면 호흡 장애로 돌아온다고 한다. 숨이 10초 이상 멎을 때마다 뇌가 놀라 깨고, 이게 밤새 100~300번 반복되면 산소포화도가 오르내리며 심장과 혈관을 망가뜨린다.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로 이어지고, 결국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3~4배 높아진다.

수면제, 먹어도 될까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는 주제다. 그는 "수면제"와 "비수면제"(항히스타민제 등 원래 다른 목적으로 나왔지만 졸음 효과가 있어 쓰는 약)를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다큐멘터리에 자주 나오는 "졸피뎀"은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수면 유도제로, 처방 시 28개 미만으로 제한되는 향정신성 약물이다.

수면제 먹어도 돼요. 필요하면 드셔야 돼요, 의사의 관리 아래. 문제는 그걸 처방하는 의사가 약에 대해 잘 모르고 불면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거예요. "필요 없는 날은 드시지 말고 필요한 날만 드세요"라고 애매하게 얘기하면 환자는 더 불안해져요.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시에 먹고 몇 시에 잠자리에 들지 같은 기본적인 수면 위생을 먼저 가르친 다음에 약을 줘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요.

해법으로는 술을 완전히 끊을 것(줄이는 걸로는 부족하다), 카페인은 취침 12시간 전까지만, 스마트워치로 자신의 수면 패턴을 먼저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주기적 다리 떨림증처럼 잠들기 자체가 어려운 경우는 뇌신경 질환이라 수면클리닉에서 검사가 필요하다고 짚는다.

시청자들이 남긴 질문에 직접 답하다

진행자는 이전 출연 영상에 달린 실제 댓글 질문을 교수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자꾸 깨는데 내가 잠을 제대로 자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집에서 스마트워치로 확인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답한다. "하체가 불편하고 떨리는데 왜 그런가요"라는 질문에는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주기적 다리 떨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잠을 내가 잘 못 자면 커피는 아예 안 먹는 게 맞아요. 근데 아침에 정신이 안 들어서 일을 못 하겠다면 아침에 한 잔만 드세요. 점심 지나 오후에 너무 졸려서 일을 못 하겠다면, 차라리 낮잠을 20분 주무세요. 눈 감고 계세요. 그게 훨씬 나아요.

영상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

영상은 160만 회 넘게 조회됐고 좋아요만 2만 5천 개, 댓글도 1,000개가 달렸다. 광고성 댓글 없이 실제 수면 고민을 공감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

'직장에서 낮잠 20분'은 너무 이상적인 게 아니라 꼭 필요한 우리 사회의 변화인 것 같습니다.

시청자 반응 · 좋아요 1000
"

소변하고 싶어서 깨는 게 아니라, 깨니까 소변감이 있어 가게 되더군요.

시청자 반응 · 좋아요 463
오늘 영상, 세 줄 요약
  • 수면 부족(5시간 반 미만)은 치매 발병 위험을 3~4배 높인다 — 단, 누워있던 시간과 실제 잔 시간은 다르니 너무 겁먹지 말 것
  • 깊은 잠은 밤 11시~1시 사이에 잠들어야 나온다 — 늦게 잘수록 회복에 필요한 잠을 놓친다
  • 자다가 화장실 때문에 깬다고 느껴도 실제로는 수면 호흡 장애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 반복된다면 검사를 받아볼 것

내 수면 상태가 궁금하다면 — 전체 영상을 보거나 가까운 수면클리닉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비고. 이 글은 지식인사이드에 게재된 영상(주은연 교수 출연)을 바탕으로 요약·정리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과 전체 맥락은 원본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 게시물은 사전 고지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원본: 지식인사이드 (주은연 교수, 성균관대 의대·삼성서울병원 신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