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하는 것과 치매는 다르다 — 놓치기 쉬운 10가지 초기 신호

깜빡하는 것과 치매는 다르다 — 놓치기 쉬운 10가지 초기 신호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치매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높아진다. 문제는 일시적인 건망증과 치매 초기 증상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신경심리학자 애런 보너-잭슨 박사는 "치매란 넓게 보면 사고 능력이 크게 떨어져서 일상생활과 자기 관리 능력까지 저하되는 상태"라고 설명한다. 치매 증상은 종류를 막론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신체·정신·정서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일상의 작은 변화에도 대처하기 어렵게 만든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신호는 단기 기억력 저하다. 단순히 깜빡하는 수준을 넘어 하던 일을 끝맺지 못하거나 방금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 일상에 지장을 준다. 보너-잭슨 박사는 "몇 년 전 일은 또렷하게 기억하면서도 어제나 오늘 아침에 한 일은 기억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여기에 더해 좋아하던 활동에 대한 흥미가 줄고 사회적으로 위축되거나 짜증과 불안이 늘어나는 기분·행동 변화, 자주 다니던 동네나 통근길, 심지어 집 안에서도 방향을 잃는 증상 역시 초기 신호로 꼽힌다. 그는 "차로 한 블록 떨어진 가게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단순한 길을 잃어버릴 때 특히 우려된다"고 덧붙인다.

시간이나 장소를 헷갈리거나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움, 특히 재정 관리에서 드러나는 판단력 저하도 흔하다. 공과금을 깜빡 잊거나 이미 낸 요금을 또 내고, 금액에 0을 하나 더 붙여 엉뚱한 액수를 지불하는 식의 실수가 대표적이다. 평소와 달리 갑자기 무단횡단을 하거나 남의 말을 자꾸 끊는 등 이전에 없던 위험한 행동, 옷 고르기나 장보기, 저녁 메뉴와 산책 사이의 선택 같은 사소한 결정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너-잭슨 박사는 "평소라면 무리 없이 처리했을 일에 유독 혼란스러워하거나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우려할 만한 상황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약이 바뀌는 등 익숙한 일상에 변화가 생겼을 때 유독 불안해하거나 방향을 잃고, 원래 하던 방식을 고집하는 것도 초기 치매의 특징이다. 보너-잭슨 박사는 "복용하던 약이 바뀌면 새로운 약을 새로운 방식으로 챙겨 먹어야 하는데, 이때부터 약 먹는 것을 잊어버리기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한다. 요리법을 따라 하거나 가구를 조립하는 등 익숙하거나 새로운 일을 해내기 어려워지는 것도 신호로, 새 카드게임의 규칙을 익히거나 바느질 다음 단계를 떠올리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걸음걸이나 사고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는 것,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거나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것도 흔한 신호다. 시력이나 청력 저하 같은 신체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하는데, 보너-잭슨 박사는 "청력 저하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시력이 나쁘면 정보를 처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다만 자연스러운 노화도 사고 속도를 늦추고 단어를 떠올리기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만큼, 빠르게 잊어버리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평소 하던 일을 못 해내는 정도의 변화가 있는지로 구분해야 한다.

미국 내 치매·알츠하이머 진단 사례의 3분의 2는 여성에게서 나타나는데, 이것이 단순히 여성의 평균 수명이 길기 때문인지 성별에 따른 위험도 차이 때문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특히 유전되는 아포지단백E(APOE)-ε4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진단 이후 인지 저하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너-잭슨 박사는 "먼저 주치의를 찾아가 신경과나 치매 평가 클리닉으로 의뢰를 받고, 현재 상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권한다. 균형감각과 반사 신경 검사, 인지 선별검사, 신경심리 검사, 뇌영상 촬영, 혈액 검사 등을 종합하면 뇌의 변화를 확인하고 다른 원인 가능성도 가려낼 수 있다.

원본: Cleveland Clin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