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가 있어 좋은 진짜 이유 — 조부모 역할이 삶에 주는 의미
조부모는 가족의 정서적 건강을 지탱하는 중요한 존재다.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클레이센터 소장인 유진 베레신 박사는 미국 심리학 매체 사이콜로지투데이(Psychology Today)에서, 할아버지·할머니가 되는 경험이 "자부심과 손주의 삶에 함께하고픈 마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왜 이렇게 강력한 감정이 이는지는 그 자신도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가족의 대가 미래로 이어진다는 감각, 자신의 자녀가 부모가 되어 사랑을 주고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쁨, 혹은 자기 아이가 태어났을 때와 비슷한 즉각적인 유대감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다고 본다.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서 "즉각적인 사랑의 관계"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손주가 자신을 알아보고 이름을 부르거나, 안아달라고 손을 뻗거나,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로 건넬 때 느끼는 벅찬 감정도 이런 유대의 증거라고 그는 덧붙인다.
이 글은 조부모가 가족 안에서 맡는 일곱 가지 역할을 짚는다. 첫째는 손주를 돌보며 부모에게 쉴 틈을 주는 일이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 시간이야말로 부모에게는 일을 처리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잠깐 숨 돌릴 소중한 여유를 만들어준다. 베레신 박사는 "아이와 유대를 맺는 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며, 일상적인 돌봄을 맡아주는 것이 곧 진심 어린 애정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둘째는 다 큰 자녀에게 조언과 지지를 건네는 일이다. 분리불안, 떼쓰기, 편식, 형제 다툼 같은 일상적 육아 고민은 물론, 아이의 병간호나 의료 상담, 정신건강 문제, 이혼, 물질 사용 같은 더 무거운 상황에서도 그저 공감하며 들어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
셋째는 형편이 된다면 육아비, 학비, 생활비 같은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다. 넷째는 자녀 부부가 세운 영양·스크린타임·일과 같은 육아 원칙은 일관되게 지키되, 특별한 날에는 전략적으로 규칙을 살짝 풀어주는 균형이다. 베레신 박사는 특별한 활동일수록 교육적 요소를 더하려 한다며, 손주에게 미스터 로저스 같은 프로그램이나 좋은 음악 영상을 소개해준 경험을 예로 든다. 다섯째는 오래된 사진과 편지, 디지털로 남긴 가족 영상 등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다. 이것이 손주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느끼는 데 중요하다고 이 글은 설명한다.
여섯째는 살아온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와 긴 안목을 나누는 일이다. 매일의 의사결정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조부모이기에 오히려 더 넓은 시야를 줄 수 있고, 어릴 때부터 깊이 있는 대화를 쌓아가면 손주가 성장하는 각 단계마다 믿고 상담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일곱째는 반대로 손주에게 배우는 일이다. 요리, 음악, 외국어, 공예 같은 기술을 손주에게 가르쳐주는 동시에, '디지털 네이티브'인 손주에게 요즘 기술이나 학교 숙제를 설명해달라고 부탁하면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주는 효과도 있다.
이 글은 구체적인 실천법도 제안한다. 조부모는 장난감 정리를 스티커 차트 놀이로 만들거나, 손주가 방문할 때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간식을 준비해볼 수 있다. 부모 쪽에서는 박물관이나 지역센터 가족 회원권을 함께 활용하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터·도서관·방송 목록을 조부모와 공유해 함께하는 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
베레신 박사는 조부모가 자녀 세대의 육아 방식에 항상 동의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조부모는 자녀와 손주의 삶에서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글을 맺는다. 조부모 노릇은 한쪽만 주는 관계가 아니라 두 세대 모두에게 이로운 관계라는 것이다. 조부모에게는 삶의 목적과 연결감을 새롭게 채워주고, 손주에게는 안정감과 지혜, 조건 없는 사랑을 안겨준다.
원본: Psychology To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