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수명을 늘린다? 감사의 놀라운 효과
하버드 의대 공개 건강정보(Harvard Health Publishing)에 따르면 감사하는 습관이 실제로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T.H. 챈 보건대학원 산하 건강·영성·종교 연구소 공동 책임자인 타일러 밴더윌은 일주일에 여러 번 아내, 두 어린 자녀와 함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잠시 멈춰 각자 감사한 일 몇 가지를 나눈다며, 이런 습관이 가족의 관계 방식을 더 나은 쪽으로 바꿔놓는다고 말한다. 그는 "삶이 힘겹게 느껴지는 나쁜 날에도 그 노력은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연구들은 감사가 정서적·사회적 안녕감, 수면의 질, 우울증 위험 감소, 심혈관 건강 지표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밴더윌은 "감사는 웰빙에 기여하는 활동 중 가장 폭넓게 연구된 주제인데도, 정작 사망률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선행 연구는 단 하나도 찾을 수 없어 놀랐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기간 이어져 온 '간호사 건강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감사가 실제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연구진은 평균 나이 79세인 여성 4만 9275명을 대상으로 2016년 6개 문항짜리 감사 설문을 실시했다. "내 삶에는 감사할 것이 정말 많다"는 문장 등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은 뒤, 4년이 지난 시점에 진료 기록을 통해 심혈관질환, 암, 호흡기질환, 신경퇴행성질환, 감염, 사고 등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여부를 확인했다. 이 기간 총 4608명이 사망했고, 그중 가장 흔한 사인은 미국에서 남녀를 통틀어 가장 큰 사망 원인이기도 한 심혈관질환이었다.
그 결과 감사 점수가 상위 3분의 1에 속한 사람들은 하위 3분의 1에 속한 사람들보다 4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9% 낮았다. 이 차이는 신체 건강, 경제적 여건, 다른 정신건강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유지됐으며, 감사는 특히 심혈관질환을 비롯해 조사된 거의 모든 사망 원인에 보호 효과를 보였다.
밴더윌은 "사망 위험 9% 감소는 의미 있는 결과이지만 그 자체로 크지는 않다"면서도 "감사의 놀라운 점은 거의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왜 감사가 장수와 연관되는지 연구가 명확히 밝히지는 못했지만, 그는 "감사는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그 자체만으로도 사망 위험에 작은 영향을 준다"며 "감사를 실천하면 건강을 챙기려는 동기가 조금 더 생겨 병원 진료를 더 꾸준히 받거나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될 수도 있고, 건강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간관계와 사회적 지지를 돈독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짐작한다.
다만 이 연구는 관찰 연구인 만큼 인과관계까지 증명한 것은 아니다. 조사 대상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백인 여성 간호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강점이자 한계인데, 밴더윌은 "이 장수 효과가 남성이나 젊은 세대,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이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날지는 아직 열린 질문"이라면서도 표본 규모가 크고 여러 교란 변수를 폭넓게 통제한 만큼 합리적인 근거는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일상에서 감사를 실천하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오늘 있었던 좋은 일은 무엇인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없는지, 고마운 사람은 누구인지, 최근 인상 깊게 본 책이나 영상은 무엇인지, 이번 주·이번 달·올해 기대되는 일은 무엇인지, 최근 받은 가장 친절한 말이나 행동은 무엇이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밴더윌 가족처럼 식사 자리에서 감사한 마음을 나누는 것도 좋고, 디지털 시대에 다소 잊혀가고 있지만 감사 편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편지를 쓰면 그 좋은 일을 더 오래 곱씹고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며 "이는 관계를 더 깊게 하고 유대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마음챙김을 응용한 '음미하기 연습'도 있다. 잠시 멈춰 주변을 둘러보고 지금 이 순간의 좋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리기만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