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이 늘어나는 이유 —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수십 년을 함께한 부부가 50대 이후에 갈라서는 '황혼이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이혼율은 1990년 이후 거의 세 배로 뛰었고, 2010년까지 다시 두 배가 됐다. 1970년대부터 1990년까지는 증가 폭이 크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심리학자 치보나 차일즈 박사는 황혼이혼이 어느 한순간의 사건 때문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온 문제들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부부간 관심사와 삶의 목표가 서로 달라지고, 정체된 느낌이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쌓이고, 자녀 독립 이후 빈 둥지 시기를 지나며, 남은 삶에서 자기계발과 삶의 질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고, 큰 병을 앓거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것 같은 인생을 뒤흔드는 사건을 겪는 것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차일즈 박사는 사회적 변화도 이런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짚는다.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졌고,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는 것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도 한몫한다. 남은 인생이 길어진 만큼, 만족스럽지 않은 관계를 억지로 유지하기보다 변화를 택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혼까지는 아니어도, 특별히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상태로 서로를 그저 '룸메이트'처럼 대하며 사는 이른바 '침묵의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부부도 적지 않다. 경제적 부담이나 혼자 남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차일즈 박사는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의 양가감정도 짚는다. "대부분은 혼자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게 후회로 남는 지점 중 하나"라면서도, 그 외로움과 결혼생활 안에서 겪어온 정신적 고통·괴로움을 저울질하게 된다고 말한다.
관계를 지키고 싶다면 부부상담이 가장 우선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상담을 통해 "새로운 기반과 새로운 일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차일즈 박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자신의 진심을 말하고, 그 진심이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짚는다. 정기적으로 둘만의 데이트 시간을 갖고 매주 서로의 상태를 점검하는 대화를 나누며, 소통 방식을 개선하고, 서로의 개인적인 관심사를 응원하며 함께 즐거운 순간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혼을 택한 경우라면, 감정을 충분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전 배우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우선시하고, 사회적 관계를 넓히고, 자신의 관심사와 자기계발을 이어가는 것이 회복의 방법으로 제시된다. 차일즈 박사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도록 스스로에게 허락하라"며 "여전히 삶의 큰 틀 자체가 바뀌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익숙했던 삶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데 대한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원본: Cleveland Clin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