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뇌만큼 중요한데 놓치기 쉬운 신장 건강

심장·뇌만큼 중요한데 놓치기 쉬운 신장 건강

장기 건강을 이야기할 때 심장과 뇌가 늘 주목받지만, 신장도 그만큼 신경 써야 할 장기다. 하버드 의대 공개 건강정보(Harvard Health Publishing)에 따르면 척추 양옆 갈비뼈 아래에 있는 이 한 쌍의 장기는 혈액을 걸러 독소를 제거하고 수분·염분·미네랄 농도를 조절하며, 혈압 조절과 적혈구 생성에도 관여한다.

신장의 가장 큰 문제는 만성신장질환(CKD)이다. 미국 CDC 추산으로 약 3700만 명의 미국 성인이 이 질환을 갖고 있으며, 신장 기능이 되돌릴 수 없이 서서히 나빠져 결국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해질 수 있다. 하버드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케빈 터커 박사는 "안타깝게도 신장에 문제가 생겨도 이미 만성신장질환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단백질 과다 섭취가 신장에 나쁘다는 통념도 있다. 과다 섭취가 신장에 과부하를 줘 영구적 손상을 일으킨다는 논리인데, 문제는 나이 들며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면 오히려 단백질을 더 섭취해야 하는 남성들에게는 이것이 딜레마가 된다는 점이다. 터커 박사는 이를 "다소 논란이 있는 영역"이라 부르며 "신장질환이 없거나 경미한 사람이 단백질을 제한해야 한다는 강력한 근거는 없다"고 설명한다. 다만 매우 진행된 만성신장질환 환자에게는 단백질 제한이 도움이 될 수 있어, 반드시 담당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다면 신장 검사가 특히 중요하다. 혈당이 높으면 신장의 여과 기능이 손상되고, 고혈압은 신장 혈관을 상하게 한다. 진단은 혈액 속 크레아티닌(근육 대사 부산물) 수치나 소변 속 알부민 단백질 수치로 이뤄진다. 크레아티닌 수치로는 신장이 혈액을 얼마나 잘 걸러내는지 보여주는 사구체여과율(GFR)을 계산하는데, 만성신장질환이 악화될수록 크레아티닌은 오르고 GFR은 떨어진다. 당뇨나 고혈압 환자 상당수는 GFR이 떨어지기도 전에 소변 알부민 수치부터 먼저 비정상으로 나타난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다면 매년 신장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되며, 터커 박사는 "당뇨·고혈압·심장질환 위험이 있거나 신부전 가족력이 있다면 얼마나 자주 검사받아야 할지 주치의와 상의하라"고 조언한다.

만성신장질환으로 진단되면 이미 생긴 손상은 되돌릴 수 없지만,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대표적인 약물은 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로, 신장 혈관을 이완시켜 기능을 개선하고 신장 내 작은 여과 장치의 손상을 늦추며 단백질이 소변으로 새는 것을 억제한다. 최근에는 원래 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이 당뇨가 없는 사람에게도 신장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터커 박사는 "목표는 투석이나 신장이식 없이 저하된 신장 기능으로도 오래 지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신장을 보호하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 터커 박사에 따르면 "혈당과 혈압을 잘 관리하고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면 신장 건강도 함께 좋아진다." 체중 관리, 나트륨 섭취 줄이기, 식물성 위주 식단, 주당 최소 150분의 중강도 운동이 기본이다.

여기에 몇 가지 생활 습관이 더 도움이 된다. 술은 하루 한 잔을 넘기지 않아야 하는데, 잦은 과음은 고혈압 위험을 높이고 체중 증가를 부추기며 신장에 더 많은 부담을 준다. 수분은 충분히 섭취해야 신장이 노폐물을 원활히 배출하는데, 건강한 성인 남성은 물뿐 아니라 차·커피·주스, 과일·채소·수프처럼 수분이 많은 음식을 포함해 하루 약 15컵 분량의 수분 섭취를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이부프로펜(애드빌·모트린)이나 나프록센(알리브)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면 신장이 손상되고 기존 만성신장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터커 박사는 "이런 약은 아껴서 복용해야 한다. 매일 먹어야 한다면 병원을 찾으라"고 당부한다.

원본: Harvard Health Publis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