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재혼, 두 번째 사랑이 더 깊어지려면 넘어야 할 것들

노년의 재혼, 두 번째 사랑이 더 깊어지려면 넘어야 할 것들

"사랑은 두 번째가 더 달콤하다"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옛 노래 가사가 있다. 그가 이 노래를 부를 당시만 해도, 오늘날처럼 노년의 재혼이 흔해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심리학 전문 매체 사이콜로지투데이(Psychology Today)에 따르면 자녀가 아직 어린 시기에 이뤄지는 재혼은 60%가 실패로 끝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노년에 이르러 이뤄지는 재혼은 사정이 다르다. 배우자가 있는 노년층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노년의 재혼은 여러 면에서 젊은 시절의 재혼과는 다른 방정식을 갖는다. 법적으로 혼인하지 않고 집과 마음을 나누는 노년의 동거 관계도 이 글에서는 넓은 의미의 재혼으로 함께 다룬다.

젊은 시절의 재혼 실패 사례를 조사한 연구들은 이혼의 가장 큰 원인으로 돈과 자녀 문제를 꼽아왔다. 하지만 이런 조사 대상자는 대개 50세 이하이면서 미성년 자녀를 둔 경우였다. 양육권과 면접교섭권을 둘러싼 다툼이 복잡하게 얽히고, 전 배우자와의 감정싸움이 새 부부 사이의 긴장을 키우는 데다, 양육비에 새로운 가정까지 부양해야 하는 재정 부담이 겹친다. "내 아이", "네 아이", "우리 아이"가 뒤섞인 혼합 가정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을 두고 경쟁하고 새 배우자를 못마땅해하는 경우가 많아, 이 연령대 재혼의 60%가 실패로 끝난다.

노년에 이르러 재혼하는 부부는 자녀가 이미 다 성장한 뒤라 양육비나 양육권 다툼, 전 배우자와의 갈등이 없다시피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돈과 자녀 문제가 관계를 흔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 성격은 다르다. 젊은 부부는 재혼 시점에 모아둔 자산이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노년의 재혼 당사자는 평생 모아온 저축과 은퇴자금, 집이나 사업체를 처분한 수익, 사별한 배우자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을 이미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에는 아내가 새 남편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갖고 재혼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남성이 가장이어야 한다는 그 세대의 통념 속에서 이는 남성 쪽에 자존심의 문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한 인터뷰 대상자는 아내보다 소득이 적어진 뒤 스스로를 "부양받는 남자"처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성인 자녀들은 부모의 재혼으로 자신이 물려받을 유산이 새 배우자에게 돌아갈까 봐 불안해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부모가 새 배우자와 함께 무언가를 살 때마다 못마땅해하는 자녀도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이런 이유로 재산을 합치지 않고 각자의 몫을 자녀에게 남기기로 하는 유언장이나 혼전계약서를 마련하는 노년의 재혼 부부도 점점 늘고 있다.

성인 자녀와의 관계도 새로운 과제를 안긴다. 세상을 떠난 부모에 대한 의리, 재혼한 부모가 다른 곳으로 이주할지 모른다는 불안, 손주를 돌봐주던 조부모 역할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등이 겹친다. 젊은 시절의 재혼 가정과 달리, 노년의 재혼 가정에서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깊은 부모 자식 관계가 아니라 우호적인 친구 관계에 가깝다.

일상에서 조율해야 할 것들도 많다. 세상을 떠난 배우자의 사진을 계속 걸어둘지, 어느 쪽 집에서 살지 아니면 둘 다 정리하고 새로 구할지, 가구와 소지품을 어떻게 정리할지, 반려동물이 서로 맞을지, 실내 온도나 잠자리 습관, TV 소리 크기, 재정을 합칠지 따로 관리할지, 잠자리 빈도와 식습관, 종교 활동까지 하나하나 맞춰가야 한다. 전 배우자와 비교하는 말을 피하는 것도 중요한 원칙으로 꼽힌다. 저자는 이런 새 결혼을 두 사람만의 결합이 아니라 사실상 네 사람의 결합이라고 표현한다. 새로 맺어진 두 배우자에 더해, 이제는 세상을 떠났거나 이혼으로 갈라선 예전 배우자 두 사람도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여전히 그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몇십 년을 함께 산 부부는 서로 닮아가기 마련이라, 그렇게 몸에 밴 습관들은 사별했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고, 행복했던 결혼일수록 그 흔적을 스스로 안에 붙들어두려는 경향도 강해진다.

그럼에도 노년의 재혼에는 그만의 이점이 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자녀를 다 키워 내보낸 부부는 육아기보다 오히려 결혼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서로에게 쏟을 시간이 늘고 다툴 거리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노년의 재혼 부부는 생물학적 자녀를 공유하지는 않지만, 이런 '빈 둥지'의 자유는 함께 누린다. 자녀 양육의 부담 없이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함께 강좌를 듣거나, 방해받지 않는 한낮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한 인터뷰 대상자는 뉴질랜드로 9주짜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첫 결혼보다 얽매일 것이 훨씬 적다"고 전했다. 첫 결혼이 행복하지 않았던 이들이 많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다 배우자를 잃은 이들이 오히려 더 빨리 재혼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결혼이라는 관계 자체를 소중히 여긴다는 방증이다.

물론 재혼 없이 혼자만의 삶을 택하는 것이 맞는 이들도 있다. 저자는 옛사랑을 다시 만난 노년의 커플들을 오래 연구해왔는데, 행복한 첫 결혼 뒤 배우자를 잃고 다시는 사랑이 없을 거라 여기다가 아주 오래전 옛 연인이 나타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이들을 여럿 만났다고 전한다. 90대 생일에, 오랜 홀로 지낸 끝에 잃어버렸던 사랑과 재혼한 한 여성은 저자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이런 문제들을 연구해주셔서, 그리고 나이 든 사람도 여전히 로맨틱할 수 있다는 걸 세상에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두 번째 결혼이 첫 번째보다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원본: Psychology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