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발 연애 ④] 자녀가 새 인연을 반기지 않을 때
진은 남편과 사별한 지 11년 만에 예상치 못한 사랑에 빠졌다. 남편의 마지막 투병기를 곁에서 지켰던 그는 이후 자녀와 손주에게 헌신하며 외로움을 견뎌왔다. 자녀들도 그런 그에게 "이제는 인생을 다시 살고, 사랑 많은 엄마이자 할머니로 지내는 데 전념하라"고 권했었다. 그러다 교회에서 만난 사별남 스티브를 통해 "내 삶의 완전히 새로운 차원이 다시 열리는 느낌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스티브를 향한 사랑이 자녀와 손주에게서 무언가를 빼앗는 것은 아니라고 믿지만, 자녀들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이 관계를 아버지의 기억을 저버리는 일로 받아들이며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벤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내와 이혼한 지 10년 가까이 지나 처음으로 진지하게 만나는 여자친구 알리시아를 성인 자녀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애들이 그녀를 알아가려는 마음 자체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손주를 만나거나 가족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은 환영받지만 알리시아가 함께일 때는 아니다. 벤은 "자녀들이 엄마에게 의리를 지키고 싶어하고 내 곁의 새로운 사람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내 전 부인은 3년 전 재혼했을 때 이런 소동을 겪지 않았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상처 주고 싶지 않지만, 알리시아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는 태도가 나를 아프게 한다"고 토로한다.
사이콜로지투데이(Psychology Today)에 실린 이 글에 따르면 진과 벤이 겪는 상황은 드문 일이 아니다. 연구자 웬즈데이 마틴은 "결혼이 실패할 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예측하는 요인은 이전 관계에서 얻은 자녀의 존재이며, 이는 자녀가 미성년이든 성인이든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재혼이 성인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여러 연구를 검토한 결과, 성인 의붓자녀들은 부모의 이혼 훨씬 뒤에 새엄마가 등장했더라도 다른 누구보다 새엄마를 가장 못마땅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성인 자녀는 부모의 이혼에 대한 풀리지 않은 분노와 슬픔, 새로운 파트너에 대한 적대감과 함께, 이 재혼이 부모와의 관계와 재산에 미칠 변화에 대한 불안도 함께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자 리처드 워샥은 이런 반응의 근저에 질투, 자존심의 상처, 복수심, 경쟁심, 부모-자녀 간 경계 침해에 대한 불편함 같은 감정이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사랑을 지키면서 자녀와도 평화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잡는다. 자녀는 이전 방식에 대한 애착이 있고, 가족 체계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는 자신이 어떻게 자리매김할지 불안해하기 마련이다. 큰 가족 행사보다 평범한 일상에서 사랑과 헌신이 깊어지는 속도에 맞춰 서서히 소개하고, 최후통첩 없이 시간을 두고 서로를 알아가게 하되 최소한의 예의는 기대해도 좋다.
둘째, 자녀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우선한다. 갈등의 상당 부분은 자녀가 새 삶에서 자신의 자리를 걱정하고 부모와의 친밀함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데서 비롯된다. 모든 모임에 새 연인을 꼭 데려갈 필요는 없으며, 둘만의 시간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자녀의 수용에 큰 차이를 만든다.
셋째, 분명한 경계를 지킨다. 다 큰 자녀라도 부모의 성생활이나 연애의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넷째, 고립 우려는 바로 짚고 넘어간다. 새 연인이 가족이나 오랜 친구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려 한다면 지금 바로 대화해야 한다. 연인에게도 자녀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리고, 어느 쪽 관계도 끊어내지 않는 선에서 갈등을 풀어갈 방법을 함께 논의한다.
다섯째, 문을 항상 열어둔다.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거나 자녀의 결혼식을 보이콧하는 식으로 문을 닫아버리지 말고, 이견과 타협의 여지를 남긴 채 서로 곁을 지킨다. 지금은 자녀의 행동에 실망했더라도, 그들에 대한 사랑은 조건 없고 영원하며 그들이 언제나 마음속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꾸준히 확인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본: Psychology To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