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③] 유독 뱃살만 찐다면 — 갱년기 체형 변화의 진짜 이유
"생리 주기가 뜸해지고 갱년기가 다가오면서, 몸에 붙는 살이 유독 배 쪽에 몰리는 것 같다"는 하소연은 갱년기를 지나는 여성들 사이에서 흔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여성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 삼아 '메노팟(menopot)' 또는 '메노벨리(menobelly)'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예전과 똑같이 먹고 지내는데 유독 뱃살만 늘었다면 갱년기 체형 변화 때문일 수 있다. 하버드 의대 여성 건강 소식지(Harvard Women's Health Watch) 편집장이자 하버드 의대 부교수인 산부인과 전문의 토니 골렌 박사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면 여성의 몸은 지방을 엉덩이나 허벅지 대신 복부 주변에 더 많이 저장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이 시기에는 근육량도 함께 줄어드는데, 골렌 박사는 "근육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예전보다 가만히 있을 때 소모하는 칼로리가 더 적어진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근육이 기초대사량을 지탱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근육이 빠지면 같은 양을 먹어도 남는 칼로리가 늘어나고 그 결과가 뱃살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갱년기 뱃살은 의지력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 변화와 근육 손실이 겹친 대사적 현상에 가깝다.
골렌 박사가 제안하는 대응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단백질 섭취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골렌 박사는 "근육을 만들고 유지해 결과적으로 대사량을 높게 유지하려면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요거트, 두부, 생선, 견과류, 닭고기 같은 식품을 매 끼니와 간식에 꾸준히 챙겨 먹으면 근육 합성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할 수 있다. 둘째는 근력운동이다. 스쿼트, 팔굽혀펴기, 플랭크 같은 저항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근력과 대사량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근육 손실을 막기 어려운 만큼, 걷기나 수영 같은 유산소 활동에 저항운동을 더하는 조합이 효과적이다.
골렌 박사는 갱년기 자체나 에스트로겐 감소를 막을 방법은 없지만,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이라는 두 가지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복부에 살이 몰리는 경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갱년기가 찾아오는 것 자체는 막을 수 없지만, '메노벨리'를 막아낼 방법은 있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