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뱃살, 의지 부족이 아니라 호르몬 때문이다
30대와 똑같이 먹고 똑같이 움직이는데도 몸무게가 자꾸 는다면 그건 착각이 아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폐경 전후로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신진대사가 함께 느려지고, 이 때문에 예전보다 훨씬 쉽게 체중이 늘어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린 패티마키엘 박사는 "나이가 들수록 대사가 매년 조금씩 느려지는데, 폐경 무렵에는 대사율이 한 번에 크게 떨어지면서 체중 증가가 함께 온다"고 설명한다.
폐경은 한 순간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친다. 정식 폐경 전까지 최대 10년간 이어질 수 있는 폐경이행기(perimenopause)에는 기분 기복과 생리 불순, 안면홍조, 체중 증가가 함께 나타난다. 이후 12개월 연속 생리가 없으면 폐경으로 진단하며 평균 발생 연령은 51세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여성건강 전문의 펠린 바투르 박사는 "폐경기 체중 증가는 노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대사가 느려질 뿐 아니라 근육량도 함께 줄어드는데, 이 두 가지가 겹치면서 체중이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이 시기 여성 호르몬은 지방이 저장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아, 살이 유독 복부에 집중적으로 붙는다. 패티마키엘 박사는 "뱃살이 늘면 심장 관련 질환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당뇨, 다낭성난소증후군, 수면무호흡증이 있거나 운동에 제약이 있는 경우 체중 관리는 더 어려워지고, 폐경기 증상으로 인한 수면 장애 역시 호르몬과 기분에 영향을 미쳐 악순환을 만든다. 밤새 뒤척이고 식은땀과 안면홍조에 시달리다 보면 피로가 쌓이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치솟는데, 그런 상태에서는 운동이나 건강한 식사를 챙기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식습관에서는 가공식품 대신 자연식을 늘리고, 첨가당과 인공감미료를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식사를 구성하고 하루 중 이른 시간에 큰 식사를 배치해 칼로리를 소모할 시간을 벌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빵이나 파스타 같은 정제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와인이나 탄산음료 대신 스파클링워터를, 라떼 대신 커피에 우유를 살짝 더하는 식의 작은 대체가 쌓이면 차이를 만든다. 무엇을 먹는지 기록하는 습관도 무의식적인 간식 섭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은 주당 150분을 목표로 유산소, 근력, 유연성 운동을 골고루 배치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은 지방을 태우고 심장을 강화하며, 근력 운동은 근육량을 유지·증가시킨다. 폐경기에는 골밀도도 함께 줄어 골다공증 위험이 커지는 만큼 요가나 필라테스로 유연성과 뼈·근육 건강을 함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심한 안면홍조나 야간 발한을 겪는 경우 호르몬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데, 수면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인슐린 저항성 관리를 도와 체지방률이 더 낮게 유지되는 경향도 보고된다. 다만 모두에게 맞는 방법은 아니며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패티마키엘 박사는 "대사가 느려지는 건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이 체중 증가의 유일한 원인인 경우는 드물다"며 갑상선 문제나 약물 부작용, 우울증 등 다른 원인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펠린 바투르 박사는 "빠른 결과보다 꾸준함이 훨씬 중요하다"며 식단과 운동을 서서히 생활 속에 녹여내는 접근을 권한다. 무릎 통증 같은 신체적 제약이나 돌봄 부담으로 시간이 부족한 경우라면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상담해 걸림돌을 함께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패티마키엘 박사는 "폐경 후 체중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원본: Cleveland Clin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