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음악을 듣기만 해도 치매 위험이 낮아진다면?
거창한 악기 연습이 아니어도, 그저 음악을 즐겨 듣는 습관만으로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5년 10월 국제노인정신의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에 실린 이 연구는 대규모 건강 조사에 참여한 70세 이상 성인 1만 800여 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은 연구 시작 시점에는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였고, 평소 음악을 듣는지 악기를 연주하는지를 포함한 생활습관 정보를 제공한 뒤 7년에 걸쳐 매년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뚜렷했다. 거의 매일 음악을 듣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39% 낮았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은 35% 낮았다. 게다가 매일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전반적인 인지 기능과 기억력 검사에서도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음악을 듣는 것과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함께 한 사람들에게서 추가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듣기만 하는 사람과 듣기·연주를 병행한 사람의 치매 위험이 사실상 비슷했다는 뜻으로, 굳이 악기를 새로 배우지 않아도 음악을 듣는 습관 자체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를 보여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음악을 즐기는 습관이 치매를 막아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반대로 애초에 인지 기능이 건강한 사람일수록 음악 활동을 더 즐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 연구는 참가자들이 어떤 장르의 음악을 얼마나 오래 들었는지, 어떤 악기를 어떤 방식으로 연주했는지까지는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다.
이 글을 작성한 하버드 멘스 헬스 워치의 전 편집장 매튜 솔런은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의 수석 편집위원인 로버트 슈머링(Robert H. Shmerling) 박사의 감수를 거쳐, 이번 연구가 밝혀낸 것은 어디까지나 연관성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음악과 관련된 활동이 "인지 저하에 맞서는 또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치매 예방을 위한 확실한 답을 내놓으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단서도 함께 달았다.
그럼에도 이번 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부담이나 시간 투자 없이, 좋아하는 음악을 매일 챙겨 듣는 것만으로도 악기 연주를 병행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은 뇌 건강을 지키는 실천의 문턱을 크게 낮춰주는 결과다. 특별한 장비나 비용 없이 일상 속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5060세대가 인지 건강을 챙기는 손쉬운 습관 하나로 삼아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