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생활 ⑩] 당뇨가 있다면 성생활도 함께 챙겨야 하는 이유
당뇨는 혈당 관리 문제로만 여겨지기 쉽지만, 남녀 모두의 성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서만 3억 명이 넘는 사람이 제2형 당뇨를 안고 살아간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인 만큼, 그 여파도 결코 적지 않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내분비내과 전문의 시리샤 아바다눌라 박사는 "성기능 장애는 성적 반응 주기 안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를 포함한다"며 발기의 어려움부터 성욕 감소까지 범위가 넓다고 설명한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또 "누구든 당뇨를 앓은 기간이 길수록 어떤 형태로든 성기능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증상 다섯 가지가 있다. 성욕이 줄거나 아예 사라져 성관계를 피하려고 자꾸 두통을 핑계 대게 됐는지, 예전만큼 흥분이 되지 않거나 윤활제를 유독 자주 찾게 됐는지, 오르가슴에 대한 기대 없이 그저 성관계를 치르듯 하게 됐는지, 아파서 아예 성관계를 피하게 됐는지, 질염이나 요로감염을 반복해서 겪고 있는지가 그것이다. 이런 증상이 당뇨와 함께 나타난다면 서로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가 성기능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여러 가지다. 혈액순환 문제로 발기나 질 윤활에 필요한 혈류가 줄어드는데, 남성은 음경으로 가는 혈류가 충분해야 발기를 이루고 유지할 수 있고 여성은 혈류 감소가 질 건조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혈당은 신경도 손상시키는데, 특히 음경 끝부분과 음핵에는 신경이 밀집돼 있어 손상되면 감각 저하나 통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당뇨나 폐경, 동반 질환으로 인한 테스토스테론·에스트로겐 변화는 성욕과 윤활, 성적 흥분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며, "고혈압약 역시 발기를 얻거나 유지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우울증이나 불안 치료제 중에도 흥분이나 성적 관심을 억누르는 것으로 잘 알려진 약물들이 있다"고 덧붙인다.
여기에 비만, 수면무호흡증, 우울증처럼 당뇨와 흔히 동반되는 질환들이 문제를 더 키운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비만,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우울증은 당뇨와 함께 나타나는 흔한 질환들"이라며 "비만은 간접적으로 발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수면무호흡증은 남성에게 발기부전을 유발하거나 여성에게 성기능 문제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우울증과 불안은 성욕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성적 관심과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신체적 원인 못지않게 정서적 요인도 크다. 인슐린 펌프를 몸에 달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의식, 당뇨 관리에 쏟아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 자체가 정서적 안녕과 성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 때문에 성생활에 흥미를 잃거나 성기능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하게 될 수도 있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성기능 장애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며 "무엇이 문제를 일으키는지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 담당 의료진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다만 "몇 년씩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내는 환자도 있다"고 덧붙인다. 실제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은 증상에 관한 질문과 신체 진찰을 통해 근본 원인을 가려내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정한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남녀 모두를 위한 치료 옵션이 있다"며 걱정되는 점을 의료진과 상의할 것을 권한다. 실제로 환자의 약 80%는 의사가 먼저 이 대화를 꺼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한다 — 먼저 묻기 어렵다면, 의료진에게 먼저 물어봐도 괜찮다는 뜻이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제공자가 성생활에 대해 묻지 않는다면 먼저 걱정되는 점을 이야기하라. 성생활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당장 눈에 띄는 효과가 없더라도, 의료팀과 계속 대화하면서 다음 치료 단계로 넘어가면 된다. 활기차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다시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조언한다.
원본: Cleveland Clin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