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생활 ⑤] 심장병을 앓았다면, 성생활은 다시 시작해도 될까

심장병을 앓았다면, 성생활은 다시 시작해도 될까

심근경색을 겪고 나면 슬픔과 걱정, 두려움 같은 여러 감정이 몰려온다. 초기 충격이 가라앉으면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회복과 심장 건강 관리에 대한 온갖 조언 속에서도 좀처럼 언급되지 않는 주제가 있다 — 바로 성생활이다.

하버드대 부속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심장내과 전문의 에밀리 라우 박사는 "환자들이 성생활에 대해 묻는 경우는 드물고, 저도 먼저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편"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심혈관질환과 그 치료는 실제로 성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성 관련 문제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 약물 중 일부는 심장병 환자에게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동맥에 플라크가 쌓이는 죽상경화증은 대부분의 심근경색의 원인인데, 이는 생식기로 가는 혈관에도 영향을 미쳐 남성은 발기에, 여성은 질 흥분과 윤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고혈압도 동맥 내벽을 손상시켜 죽상경화증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성기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흔히 쓰이는 혈압약 중 베타차단제와 티아지드계 이뇨제는 성욕 저하나 오르가슴 지연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반면, ACE억제제·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칼슘채널차단제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고 라우 박사는 설명한다.

약물 병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실데나필·타다라필·바르데나필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는 대부분의 심장병 환자에게 안전하지만, 협심증 치료에 쓰이는 니트로글리세린 계열 약물(니트레이트)을 복용 중이라면 절대 함께 써서는 안 된다 — 둘 다 혈관을 이완시켜 혈압이 위험할 정도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안면홍조·질건조 등 폐경 증상이 성생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데, 먹는 약이나 패치 형태의 전신 에스트로겐은 혈전 위험을 높여 심장병 환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반면 질에 바르는 에스트로겐 제품(크림·좌제·링)은 전신에 흡수되지 않아 안전하며, "필요한 기간 동안 얼마든지 사용해도 된다"고 라우 박사는 덧붙인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심근경색 이후 잠자리를 아예 피하는 부부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성관계는 빠르게 걷거나 계단 두 층을 오르는 정도의 중강도 운동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전하다고 라우 박사는 말한다. 심근경색 이후 한 달 무렵부터 시작하는 것이 권장되는 심장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운동부하검사를 받게 되는데, 결과가 정상이라면 성생활을 포함한 일상 활동을 재개해도 좋다는 안심할 근거가 된다.

시술이나 수술 이후 재개 시점도 다르다. 허벅지 혈관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면 삽입 부위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보통 일주일 정도) 기다린다. 개흉수술을 받았다면 흉골이 아물 때까지, 보통 6~8주가 걸린다. 그 이후로도 몇 달간은 가슴에 부담을 주는 체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심근경색 이후 친밀감을 되찾기 위한 조언도 있다. 둘 다 충분히 쉬고 편안한 시간 — 아침이나 낮잠 후처럼 — 을 고르고, 방해받지 않는 익숙한 장소를 택한다. 처음부터 격렬한 성관계를 해야 한다는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된다. 포옹과 애무로 시작하는 것이 더 편안할 수 있다. 서로 걱정되는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상대가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본: Harvard Health Publis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