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생활 ⑧] 76%는 중요하다는데 17%만 의사와 이야기한다 — 성 건강의 민낯

76%는 중요하다는데 17%만 의사와 이야기한다 — 성 건강의 민낯

성 건강은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이지만, 노년기 전반적인 웰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미국성건강협회(American Sexual Health Association)는 성 건강을 '성적 쾌락을 누리고, 관련 정보와 교육에 접근하며, 파트너나 주변 사람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미국은퇴자협회(NCOA) 건강노화센터의 전 수석 디렉터 캐슬린 캐머런은 "흥미로운 점은, 50세 이상 사람들 대부분이 침실에서의 친밀감과 즐거움이 평생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정작 그 이야기는 꺼리려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시간대학교의 전국 설문조사(National Poll)에 따르면 50세 이상 응답자의 76%가 성생활이 나이와 상관없이 연인관계에 필수적이라고 답했지만, 최근 2년 사이 의료진과 성 건강에 대해 이야기해본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캐머런은 이런 침묵의 배경으로 성이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이고, 그 자체로 불안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대화를 피할수록 오해와 편견을 키우게 되고, 이는 건강에도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질환은 성기능 장애로 먼저 신호를 보내는데, 부끄러움 때문에 이를 말하지 않으면 의사가 근본 원인을 놓칠 수 있다. 파트너와도 터놓고 소통하지 않으면 생식기 헤르페스, B형 간염, 매독, 임질 같은 성병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몇 살부터 남성의 성적 능력이 떨어지나요", "여성은 언제 성생활을 멈추나요" 같은 질문을 흔히 받는다고 캐머런은 말한다. 그의 답은 명확하다. 성적 관심이 '멈추는' 특정 나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성적 존재이며, 50세가 됐다고 해서 갑자기 흥미를 잃는 것은 아니다. 성 건강은 파트너와 정서적 친밀감을 유지하게 해주고, 이완 호르몬 분비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규칙적인 성생활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되며, 반대로 신체 건강이 좋을수록 성 건강도 좋아지는 상호작용이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력을 키울 뿐 아니라 성기로 가는 혈류를 개선해 흥분과 오르가슴을 돕는다.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변화도 있다. 여성은 폐경 전후로 성욕 감소, 체중 증가, 안면홍조, 탈모, 기분 저하를 겪고, 질 형태가 변하고 자연 윤활이 줄어 성관계가 불편하고 덜 만족스러워질 수 있다. 남성은 발기부전 유병률이 높아지고 발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며 강도도 약해진다. 전립선 변화도 나타나는데,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면 그 치료 과정에서 성 건강에 상당한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음주, 흡연, 심장병, 우울증, 당뇨, 요실금 같은 생활습관·질환도 영향을 준다. 약물도 예외가 아니다.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은 에스트로겐·테스토스테론 같은 성호르몬 생성을 방해할 수 있고, 베타차단제 계열 혈압약은 우울감을 유발해 흥분을 저해할 수 있다.

이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가 제안된다. 첫째, 의사와 먼저 대화를 시작한다. 다음 진료 때 의사가 먼저 묻지 않더라도 스스로 화제를 꺼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검진에 성 건강도 포함할 수 있나요", "복용 중인 약의 성적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성병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파트너에게는 무엇을 물어봐야 하나요" 같은 구체적인 질문부터 시작하면 된다. 둘째, 파트너와 서로 원하는 것과 기대를 솔직하게 나눈다. 성욕 저하가 관계 안의 갈등에서 비롯된 경우라면 전문 상담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절주와 금연, 적정 체중 유지, 요가·명상 같은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킨다.

결국 신체 건강에 이로운 습관은 대체로 성 건강에도 이롭다는 것이 핵심이다. 부끄러워하기보다, 의사와 파트너 모두와 열린 대화를 나누는 것이 50대 이후에도 활기차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지키는 출발점이다.

원본: National Council on Aging (N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