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생활 ⑥] 폐경 여성 절반이 겪는다는 질 위축, 방법은 있다

폐경 여성 절반이 겪는다는 질 위축, 방법은 있다

폐경기에 들어선 여성의 최소 절반이 겪는다는 '질 위축'은 최근 '폐경기 비뇨생식기 증후군(GSM)'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이는 에스트로겐 감소로 질 조직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는 상태이며, 질 건조감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신호인 경우가 많다. 여성 4명 중 1명은 이 증상이 수면, 성생활, 전반적인 행복감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할 만큼 삶의 질에 실질적인 타격을 준다. 신체 증상뿐 아니라 친밀감에 대한 흥미 저하나 자신감 하락 같은 정서적 영향도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다룬다.

대표적인 증상은 질의 화끈거림이나 가려움, 성관계 시 통증, 평소와 다른(대개 노란빛을 띠는) 분비물, 부정출혈이다. 여기에 잦은 요로감염, 요실금, 잦은 소변, 배뇨 시 통증, 혈뇨 같은 비뇨기 증상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방치하면 질 입구가 눈에 띄게 좁아져 이후 치료 자체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어, 증상이 가볍다고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에스트로겐 없이 지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질은 더 건조해지는 경향이 있어, 치료를 미룰수록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폐경기의 에스트로겐 감소이지만,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 난소 제거 수술, 수유기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타목시펜이나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나파렐린 같은 항에스트로겐 성분의 약물이나 일부 피임약, 흡연, 면역 질환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흥미롭게도 성생활 빈도가 낮은 것 자체도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언급되는데, 반대로 꾸준한 성생활은 질 조직으로 가는 혈류를 늘려 증상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 시 의사는 질이 짧아지거나 좁아졌는지, 건조함과 발적·부기가 있는지, 탄력이 줄었는지, 조직이 희끄무레하게 변했는지, 질 입구 주변에 작은 열상이 있는지, 소음순이 작아졌는지 등을 살핀다. 필요하면 팹 검사(Pap test), 소변 검사, 골반 초음파, 질 산도(pH) 검사, 질 감염 여부 검사를 진행한다. 문진에서는 폐경 여부, 복용 중인 약물, 최근 출산 여부, 성관계 시 통증, 윤활제·보습제 사용 여부, 분비물 변화, 부정출혈 여부, 증상 지속 기간 등을 확인한다.

치료법은 호르몬 요법과 비호르몬 요법으로 나뉜다. 호르몬 요법 중 국소 에스트로겐 크림은 처음 몇 주는 매일, 이후에는 주 2~3회로 줄여 사용하고, 질 링은 저용량 에스트로겐을 서서히 방출하며 3개월마다 교체하고, 질정도 초반엔 매일 쓰다가 주 2~3회로 줄인다. 이런 국소 요법은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이지 않으면서 증상만 치료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폐경 후 10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안면홍조 같은 다른 갱년기 증상도 함께 겪고 있다면, 수면의 질과 기분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전신 호르몬 요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비호르몬 대안으로는 수성·실리콘·오일 성분의 윤활제, 2~3일에 한 번씩 바르는 질 보습제, 올리브유나 코코넛오일 같은 천연 오일이 쓰인다. 경구약인 오스페미펜(제품명 오스페나)은 에스트로겐 없이도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드물게 혈전 위험을 높이거나 안면홍조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단계적으로 크기를 늘려가는 질 확장기구도 성관계 시 불편감을 줄이는 데 쓰인다. 레이저 치료는 질 조직 재생과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지만, 장기 연구 자료가 아직 부족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아직 나지 않았다.

질 위축을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지만, 적절한 진단과 관리로 증상은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향수나 색소가 든 제품, 샴푸, 세제, 질 세정(douching)처럼 자극을 주는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시중 보습제를 몇 주간 써도 나아지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권장된다.

원본: Cleveland Clin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