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성 허혈발작, '괜찮아졌다'고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일과성 허혈발작, '괜찮아졌다'고 넘기면 안 되는 이유

갑자기 한쪽 팔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졌다가 몇 분 만에 저절로 회복됐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이런 증상을 흔히 '미니 뇌졸중'이라 부르는 것부터가 오해라고 지적한다. 일과성 허혈발작(TIA)은 뇌로 가는 혈류가 잠깐 끊겼다가 24시간 이내, 대개는 몇 분 안에 회복되는 상태지만, 실제 뇌졸중 못지않게 심각하게 다뤄야 하는 응급 신호다.

증상은 뇌졸중과 다르지 않다. 몸 한쪽의 마비나 힘 빠짐, 말이 꼬이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증상, 얼굴 처짐, 시야가 흐려지거나 겹쳐 보이는 증상, 어지럼증과 균형 잃음,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이 대표적이고, 메스꺼움과 구토, 일시적인 기억 상실, 심하면 의식을 잃는 경우까지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과 구분되는 지점은 MRI 촬영 시 뇌에 영구적 손상 흔적이 남는지 여부뿐이며, 증상만으로는 두 질환을 가려낼 수 없다. 그래서 의료진은 CT로 뇌출혈 여부부터 배제한 뒤 MRI로 실제 뇌졸중인지 TIA인지 가려내는 절차를 밟는다.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고혈압이다. 여기에 제2형 당뇨병, 흡연이나 전자담배 사용, 심방세동, 이전 뇌졸중이나 TIA 병력, 고령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심장질환·심근경색 병력·고콜레스테롤·비만·약물 남용과 과음도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원인은 뇌혈관에 생긴 혈전이거나 다른 부위에서 흘러온 혈전 조각, 작은 혈관의 막힘 등이며,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잠복성 TIA도 있다.

활동 중에 증상이 나타났다면 일단 몸을 쉬게 하는 것만으로 증상이 잦아들거나 약해지기도 한다. 문제는 그렇게 안심하고 하던 일을 다시 시작하면 증상이 금세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TIA와 뇌졸중은 증상만으로는 구분할 방법이 없어서, 증상이 벌어지고 있는 그 순간에는 지금 겪는 것이 TIA인지 진짜 뇌졸중인지 알 도리가 없다. 그래서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증상이 몇 분 만에 가라앉았다 해도 예외 없이 즉시 119(또는 현지 응급번호)에 연락하라고 강조한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부르기를 미루거나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짜 위험은 TIA 이후에 찾아온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TIA를 겪은 사람 중 최대 20%가 90일 안에 실제 뇌졸중을 겪고, 그중 절반은 발작 후 이틀 안에 일어난다. 치료 없이 방치하면 이 기간의 뇌졸중 위험은 매우 높아진다. 미국에서는 한 해 약 50만 건의 TIA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증상이 금세 사라지고 영상에도 흔적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 TIA와 비슷한 증상을 내는 다른 질환도 많아,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본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같은 항혈소판제, 혈압약, 스타틴 계열 콜레스테롤 강하제, 심방세동이 있다면 와파린이나 아픽사반 같은 항응고제 처방으로 이어진다. 혈관이 크게 좁아진 경우엔 카테터를 이용한 혈전제거술이나 풍선혈관성형술, 스텐트 시술, 경동맥 협착이 심하면 경동맥내막절제술 같은 수술적 치료도 고려되고, 심장 내 구멍(난원공)이 원인이라면 이를 막는 시술도 이뤄진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몇 분 만에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즉시 응급실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이후 뇌졸중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TIA 이후에는 심부정맥혈전증이나 폐색전증, 심장마비를 의심할 만한 증상이 나타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응급 치료를 받은 뒤에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 병원을 다시 찾아 증상 변화와 치료 효과를 점검해야 하며, 진료를 볼 때는 이번이 TIA였는지 뇌졸중이었는지,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재발을 막으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응급실로 가야 하는지를 의료진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매년 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받아 고혈압이나 제2형 당뇨병처럼 증상이 없는 위험 요인을 미리 찾아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식습관을 관리하고, 담배를 끊거나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술은 적당히 마시고 의료용이 아닌 약물은 피하며, 처방받은 약은 지시대로 복용하고, 고혈압·당뇨·고콜레스테롤 같은 만성질환이 있다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이런 습관이 TIA를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해도 위험을 낮추는 데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

원본: Cleveland Clinic